현재 종교는 어느 때보다도 겉모양은 화려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정신적으로는 가장 가난하고 비참한 실정입니다.
금강경에 이르시기를 “무릇 있는바 모든 상은 모두 허망하다”라고 하셨듯이, 물질적 종교(표층 종교)에서 정신적 종교 즉 심층 종교로 바뀌어야 하는 절박한 과정에 놓여 있습니다.
복을 파는 종교에서 탈피하여 부처님의 근본 뜻으로 돌아가 ‘마음의 평화’ ‘세계의 평화’ 즉 마음속의 공해를 제거하여, 마음을 항복 받고, 그 마음을 청정으로 돌아가면, 모든 이들이 화합하여, 이 세상을 극락세계로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이기적인 나를 위해 살던 삶의 태도를 바꾸어, 참나[眞我]로 거듭 태어나 각자 주인공으로 살아가야 하겠지요.
탐진치에 물든 ‘나’를 대자대비한 ‘나’로 삶을 바꾼다면 이 세상이 극락이요, 태어남과 죽음이 하나라는 진리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너요, 내가 우주요, 온 우주가 어울림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萬有一切] · 동체대비[同體大悲]라,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실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 고통이 사라질 것입니다.
각각 나라마다 언어가 틀리니, 부처님이니 예수님이니 하나님이니 알라신이니 등등 종교가 뿔뿔이 나누어져 종교 간의 갈등 대립으로 생명의 근본 자리를 잃어버리고, 사람과 자연이 모두 부처임을 잊어버리고, 동물적인 세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甲辰年 秋月
眞諦 合掌